평생 쓸 좋은 운을 다 몰빵한 건 아닐까, 싶게 청약으로 당첨된 고급아파트에 살고 있다.
작년에 이사 오기 전, 가구배치랑 이런 저런 것들 때문에 집을 확인하러 올라갈 겸 엘리베이터에 타는데 청소하는 할머니와 마주쳤었다.
“아직 어려보이는데 부자시네요!” 라고 대뜸 이야기하시는데 낯뜨거운 묘한 기분이 들었다.
살면서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고, 나이 지긋하신 분에게서 이런 직접적인 말을 들어볼 줄 예상 못했다.
그런가.
사실 맞다. 내 기준 나는 과분한 집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.
어릴 때 화장실이 밖에 있는 단칸방에서 산 적도 있었는데.
결혼하고 애 둘 낳고는 이렇게 강남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구나.
의도한 게 없었는데 운이 이렇게 따라주는 걸 보니, 참 신기하다.
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운인것 같애, 하고 친구에게 말했더니 가만히 듣고 있던 친구가 말했다.
“아니? 난 너는 더 더 운이 따를 것 같애.”
정말 그러면 좋겠네. 친구의 확신에 찬 어조를 들으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. 더 더 노력해야겠다.
앞으로 나에겐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. 걱정 반 기대 반이다.
내 인생, 꽤 재미있어.